배우생활 46년 차, 우리가 생각하는 톰 크루즈의 얼굴은 대개 선한 표정이다. 그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정의'였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세상을 구하는 영웅과 배우로서의 그를 우리는 사랑해 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세상을 '망가뜨리는' 배역으로 돌아왔다. 신작 영화 '디거'를 통해서다.
'디거' 홍보를 위해 1일 방한한 톰 크루즈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톰 크루즈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이 일으킨 재앙으로 세상이 무너질 위기를 맞자, 오히려 구원자이자 해결사로 인정받으려는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을 연기해낸다. '레버넌트' '버드맨'으로 잘 알려진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연출작이기도 해서 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그린란드 석유 시추시설에서 벌어진 거대한 사고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석유 시추로 인해 빙붕이 떨어져 나가고, 얼음 덩어리가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대재앙 위기에 직면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탐욕-징후-위기-절정-극복-새 질서'의 재난극 서사를 전혀 따르지 않는다. 재난영화에서 악역은 재난 그 자체였지만 이 영화가 바라보는 악역은 인간 자체다.
디거 록웰은 자신을 해결사로 내세우려 한다
골드몽
. 이 과정에서 탐욕과 물욕이 우선 객석을 파고든다.
톰 크루즈는 "내 이목을 끄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이번 이야기의 백미는 시대를 초월한다는 ."이라며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시대를 넘어서는 고전적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디거'가 더 놀라운 。은, 디거 록웰의 삶을 따라가던 내용이 극적 반전을 맞는 대목 이후부터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쓸 수 없지만 이 부분이 창의적이고 또 압도적이다. 현실과 가상을 거짓말처럼 혼재하는 이냐리투 감독의 전작 '버드맨'에 열광했던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고도 남을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디거'의 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는 50% 초반이다.
톰 크루즈는 "이냐리투 감독은 역사적인 거장이며 그가 이번 영화의 각본을 쓰면서 보여준 세계관, 인물 캐릭터는 역대급이라고 생각한다"며 "시네마틱한 관.에서도, 또 다른 모든 층위에서도 '어나더 레벨'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톰 크루즈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연기상 트로피를 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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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명예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지만 연기상은 아니었으며, 이전 영화를 통해 남우주연·조연상 후보엔 올랐지만 수상과 연결되지 못했다. 칸영화제에서도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참여한 작품도 비경쟁부문이 다수였다. 영화사에서 그의 위상을 감안하면 '무관 경력'이 의외인데, 이번 '디거'는 그를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대해 그는 "오스카를 비롯한 수상과 관련된 부분보다도, 또 사람들이 내가 참여한 영화를 어떻게 평가하든, 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다양한 장르를 다양한 분들과 함께 영화로 경험할 수 있었기에 영광이었다"며 "(수상을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난 관객을 위해 영화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톰 크루즈는 백발의 노인이면서, 뱃살이 두둑한, 그저 그런 악인이라고만 설명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파격적인 분장에 대해 그는 "아티스트에게 몸은 하나의 악기이자 도구다. 분장이든 의상이든 메이크업이든, 하나만 바꾸는 게 아니라 모든 요소를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톰 크루즈의 이번 방한은 13번째로 그는 최근 몇 년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탑건: 매버릭' 홍보를 위해 꾸준히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 대한 사랑을 거침없이 드러낸 그는 "이번이 13번째 방한인데, 30번은 더 한국을 찾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다. 한국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