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의 강렬한 사운드에 이어 EDM 비트가 영일대 밤바다를 흔들었다. 무대 앞에 모인 시민들은 손을 흔들고 몸을 움직였고, 치킨과 맥주를 앞에 둔 관람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첫날 한바탕 쏟아진 소나기도 늦여름 축제의 열기를 꺾지는 못했다.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2026 포항치맥페스티벌'에는 이틀간 3만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 영일대의 늦여름 밤을 뜨겁게 달궜다. 치킨과 맥주에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노래 경연, 밴드 공연, EDM 파티가 어우러지며 먹고 마시는 축제를 넘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여름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 도심 젊음의거리에서 포항의 대표 해양관광지인 영일대로 무대를 옮겼다. 바다를 배경으로 먹거리와 공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한데 묶으면서 포항의 여름 관광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일대 해상누각 앞에는 메인무대와 치맥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체험부스 등이 들어섰다.
첫날인 21일에는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이 한때 천막 아래로 몸을 피하거나 우산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비가 잦아들자 관람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졌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치킨과 맥주를 즐겼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람객들은 영일대 바다를 따라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겼다. 바닷바람과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해변 일대는 야외 축제장으로 변했다.
축제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곳곳에 마련됐다.
에코백과 배지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열렸고 맥주 양 맞춰 따르기와 어린이 댄스, 랜덤 댄스 등 무대 프로그램에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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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서는 치킨과 맥주를 비롯해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 먹거리와 액세서리·의류·가방 등을 판매했다. 다회용기를 공급하고 분리배출을 안내하는 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운영도 병행했다.
△노래로 달아오른 영일대…'치맥스타K'
둘째 날인 22일에는 시민가요제 '치맥스타K'가 펼쳐졌다.
예선을 거쳐 우동근·장재황·박서준·김경아·이찬형·이서영·이래훈·박상현·임가영·강민경 등 10명이 본선에 올라 발라드와 록, 트로트를 넘나들며 각자의 실력을 선보였다.
우동근 씨는 허각의 '언제나'를 부르며 본선의 문을 열었다. 장재황 씨는 '황성 옛터'를 선곡해 옛 노래의 감성을 풀어냈다.
박서준 씨는 노란 머리와 빨간 선글라스, 밀리터리풍 의상으로 등장해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부르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김경아 씨는 이선희의 '불꽃처럼'을 선보였다.
이서영 씨는 홍자의 '사랑 참'을 불렀고, 이래훈 씨는 김국환의 '배 들어온다'를 부르며 노래 사이사이 관객들에게 박수를 청하는 등 적극적인 무대매너를 보였다.
박상현 씨는 김경호의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임가영 씨는 소찬휘의 'Tears'에 도전했다. 강민경 씨는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을 불렀다.
△하루 4시간 연습…대상 이찬형
대상은 디셈버 DK의 '심'을 부른 이찬형(31·포항) 씨에게 돌아갔다.
장발로 무대에 오른 이 씨는 초반부의 잔잔한 감정선을 살리다 후반부 고음으로 곡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는 이 씨는 학원과 독학을 병행하며 노래를 익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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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기간 중 3개월 가량을 밴드 '아프리카'의 윤성에게 지도를 받았고 요즘도 하루 4시간가량 연습실에서 노래를 연습한다고 했다.
한창 연습에 몰두했을 때는 하루 몇 시간을 노래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씨는 "대상을 받을 줄 몰랐는데 감사드린다. 다른 참가자들도 모두 잘했다"며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자신에게 노래를 가르쳐 준 선생님과 현장을 찾아 응원해 준 러시아인 친구 등에게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가 좋아하는 것은 '가사가 잘 들리는 노래'다. 가창 기술과 가사가 조화를 이루는 음악을 선호하며 다양한 장르 가운데 AOR(Adult Oriented Rock)을 특히 즐겨 듣는다. 마이클 볼튼과 토토, 저니(Journey) 등이 그가 즐겨 듣는 뮤지션이다.
최우수상은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을 부른 강민경(21·대구) 씨가 차지했다. 우수상은 장재황(29·서울), 이서영(39·포항), 박상현(40·포항) 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록에서 EDM까지…시민이 만든 피날레
노래 경연이 끝나자 축제의 무게중심은 다시 관객들에게로 옮겨갔다.
밴드 '더블러프'와 '레이지본'이 무대에 오르면서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무대 앞에서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외국인 관람객들도 무대 앞에서 함께 뛰며 호응했고 밴드 역시 관객 가까이 다가가 공연을 이어갔다.
치킨을 먹으며 공연을 바라보는 사람, 맥주잔을 들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사람, 영일대 밤바다를 배경으로 공연을 휴대전화에 담는 사람까지 축제를 즐기는 모습도 제각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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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서는 DJ 헤라가 이끄는 EDM 파티였다.
전자음이 영일대 밤바다에 울려 퍼지자 무대 앞은 관람객들로 채워졌다. 시민들은 손을 흔들고 몸을 움직이며 이틀간 이어진 축제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첫날 소나기가 쏟아졌던 영일대는 그렇게 치킨과 맥주, 음악으로 채워진 둘째 날 밤을 끝으로 이틀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포항이 올해 이례적인 폭염 중대특보 등이 있었지만 잘 이겨왔다"며 "이런 가운데 시민들에게 추억과 행복을 선사하는 이번 행사가 소중하다. 여름날 바다와 함께 치맥을 통해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은 "이번 치맥 페스티벌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며 "내년에는 더욱 재미있고 알찬 행사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6 포항치맥페스티벌'은 경북일보가 주최·주관하고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가 후원했다.
□2026 포항치맥페스티벌 '치맥스타K' 수상자
△대상 이찬형(31·포항·DK '심') △최우수상 강민경(21·대구·김건모 '아름다운 이별') △우수상 장재황(29·서울·'황성 옛터')·이서영(39·포항·홍자 '사랑 참')·박상현(40·포항·김경호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2026 포항 치맥 페스티벌 둘째 날인 22일, 박용선 포항시장이 발언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재원 포항시의원,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 박용선 포항시장, 김만호 포항시의원. 권남인 기자
▲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2026 포항 치맥 페스티벌 둘째 날, 시민가요제인 '치맥스타 K' 수상자들이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 맨 앞줄 왼쪽부터 장재황 씨, 이찬형 씨,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 강민경 씨, 이서영 씨, 박상현 씨 순. 황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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