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돼 경찰이 사건 수사를 시작하고 끝내게 되었다. 이는 곧 경찰권의 확대와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절대권력화된 경찰권이 혹시 부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낳게 한다. 보완수사의 폐지는 경찰 수사의 부실은 물론이고 수사의 과오나 오판을 걸러낼 수 있었던 검찰이라는 스크린 장치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는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어지고, 그만큼 무고한 피해자나 피의자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마치 수원지의 물을 정화해 식수로 만드는 과정처럼 정화 단계를 여러 번 거칠수록 물은 그만큼 걸러지고 더 정화된다. 수사도 마찬가지다. 스크린 장치를 여러 번 거칠수록 억울한 피해자나 부실수사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그러한 정화 장치, 스크린 장치가 사라진 지금 경찰은 속된 말로 강물을 한 번 만에 일급수로 정화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에 처한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경찰의 사건 해결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특히 사이버범죄 수사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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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경찰의 비리와 일탈로 인한 부실수사, 수사권 남용으로 인한 사건의 암장, 그로 인한 N차 피해자화, 돈 없고 권력 없으면 유죄이고 돈 있고 권력 있으면 무죄가 되는 ‘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나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라는 차등적이고 차별적인 수사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브레이크나 견제장치가 없이 확대·강화된 경찰의 수사 독。적 지위는 이런 우려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경찰의 첫걸음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막강한 국가권력에 맞서야 하는 피의자의 보호가 절실했었던 예전과는 달리 범죄자의 권리가 극대화되고, 때로는 정치범죄나 권력형 범죄의 경우처럼 피의자가 국가 형사사법권에 버금가거나 오히려 더 강한 힘을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아직도 피해자는 여전히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잊힌 존재(forgotten being)’ 그대로다. 이런 권력, 권리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지향하는 ‘피해자 중심의 경찰(victim-centered, victim-oriented police)’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7대 민생범죄뿐 아니라 권력형 범죄에도 보완수사가 가능해야 한다
야마토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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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의 오남용은 수사 공정성 강화와 수사 완결성 향상으로 해결돼야 한다. 수사 공정성은 수사의 투명성이 그 해답이다. 그런데 수사의 공정성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전제돼야 한다.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위해서는 경찰 인사권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돼야 한다. 경찰 인사권을 통한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과 정치적 예속의 가속은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든다.
현재 11단계의 계급을 미국처럼 5-6단계로 축소해 경찰관이 승진을 위해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경찰 인사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사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사 전문화가 전제이며, 이는 경험과 과학기술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필요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개선과 개혁에도 여전히 막강한 경찰권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어느 나라나 경찰에 대한 감시와 감독, 즉 ‘누가 경찰을 감시하는가(Who polices the police?)’는 여전히 중요한 주제다. 현재 경찰이 구상하는 경찰위원회 등 내부통제가 아니라 경찰과는 완전히 독립적인 제3의 기구에 그 역할을 맡기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려면 좀 더 과감하고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
통한 정치적 중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