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이 30일(현지 시간)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가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세우타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 영토로 모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2026.07.31.[세우타=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최근 스페인령 세우타의 무단입국 사태에서 소셜미디어가 허위 정보를 퍼뜨려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대응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우타와 모로코 사이의 국경이 열렸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6만~7만 명의 이민자가 몰려드는 데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EU는 허위 정보 확산 과정에서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이를 제대로 막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와 연계된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세우타 사태 관련 허위 정보를 대거 확산시키며 EU 국가들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상대국 방문객들에 대한 검문과 통제를 강화하는 등 세우타 사태로 인한 국경 관리 및 이민 정책 관련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 EU, 소셜미디어에 세우타 사태 ‘허위정보’ 확산 책임론
AFP통신 등에 따르면 7일 EU 집행위원회는 메타, 틱톡과 면담을 갖고 유사시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 조치 강화를 요구했다. 헨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담당 집행위원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디지털 공간의 진실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더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팩트체크를 위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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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우타 국경이 열렸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격히 퍼진 가운데, 무단 입국자들이 해변을 건너는 장면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그누스 브루너 EU 이민담당 집행위원은 “불법 밀입국 네트워크와 허위 정보가 세우타 사태를 부추겼다”며 “EU는 유로폴(유럽형사경찰기구) 등과 협력해 소셜미디어의 허위정보 동향 추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군과 연계된 온라인 네트워크가 세우타 사태에서 반이민 메시지를 조직적으로 확산시키며 유럽 내 갈등을 키웠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유럽의 허위 정보 대응단체인 411은 세우타 사태 후 러시아군과 연계된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퍼뜨린 반(反)이민 메시지가 최소 50만 명에게 전달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당 메시지가 이민자들의 유입을 ‘조직적 침공’으로 묘사하고, 스페인 등 유럽 각국 정부들이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EU의 이번 조치가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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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세우타 사태에 대해 “재앙”이라며 비판을 쏟아내자 EU가 소셜미디어 책임론을 꺼내 든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스페인-이탈리아, 국경통제 강화하며 갈등
세우타 사태 후폭풍은 스페인-이탈리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AFP에 따르면 스페인은 8일 이탈리아에서 입국하는 여행객들에 대한 국경 검문을 시작했다. 앞서 이탈리아가 세우타 사태를 계기로 지난달 31일 스페인에 대한 국경 통제를 강화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다.
그간 EU 회원국들은 ‘솅겐 조약’에 따라 회원국 간 국경을 오갈 때 여권 등 신분증을 확인하는 검문을 면제했다. 하지만 세우타 사태 여파로 스페인~이탈리아 간 검문이 재개되면서 솅겐 조약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다른 회원국들과 달리 스페인에 대해 이탈리아가 강경 대응을 한 건 자국 내 극우 정치세력 부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탈리아 극우 정당 ‘국가의미래’는 우파인 조르자 멜로니 정부보다 한층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정당은 난민 추방을 넘어 유럽의 인구 구성을 과거로 되돌리겠단 취지의 ‘재이주’ 정책까지 내놨다.
한편, 최근 스페인의 일부 극우 및 극좌 성향 정당들이 2030년 월드컵 공동 주최국에서 모로코를 제외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의회에 상정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 모로코와 더불어 2030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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