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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HMM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왜 HMM의 부산 이전이 이슈가 됐는지,
실제로 옮겨 간다면 기업 가치에도 영향이 있을 지 살펴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지금 HMM 본사는 서울 여의도에 있죠?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본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 있습니다.
2022년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서관을 임차해 사옥으로 썼고요.
계약이 끝나면서 그해 6월 여의도로 옮겨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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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현대그룹빌딩에 있었나,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HMM은 현대그룹 산하의 현대상선이 전신입니다.
지금은 그 자체로 고유명사가 됐지만 'HYUNDAI MERCHANT MARINE'의 줄임말이 HMM입니다.
현대상선의 모항은 부매장판
산항이고요.
현재도 HMM의 부산사업본부가 부산에 있죠. HMM의 주요 터미널인 부산신항 4부두(HPNT)도 있습니다.
부산으로의 본사 이전이 전혀 동떨어진 이슈는 아니라는 겁니다.
명분도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내세운 것은 북극 항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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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항로는 북극해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운송로를 말합니다.
이 항로가 개통되면 부산항에서 유럽까지 해상 운송 기간이 지금보다 열흘 가량 단축될 수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항로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죠.
북극 항로가 열리기 전에 정부가 해운 알라딘게임랜드
산업을 키우겠다는 거고요. HMM 본사도 옮기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물류가 이뤄지는 곳에 본사가 위치하는 게 경쟁력을 높일 거라고 보는 거죠.
<앵커>
HMM 본사 이전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비판도 나왔는데, 부산으로 갔을 때 문제점은 없나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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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죠. 왜 용인일까요.
이곳은 메가 클러스터죠. 이름처럼 규모가 448만㎡에 달하는데 수도권이 아니면 땅값이 더 저렴했을 것 아닙니까.
수도권 입지를 고수한 것은 반도체 제조 및 설계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국내외 우수 인재가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고요.
부산으로 이전하면 그 지역에 연고가 없는 직원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죠.
실제로 부산 이전에 대해 HMM 관계자는 "직원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HMM의 육상직 직원은 1,000명 내외인데요. 이 중 10%인 100여 명이 부산사업본부에서 근무 중입니다.
이미 부산에도 상당한 인력이 배치돼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해운 기업은 여의도에 본사를 뒀습니다. 한진해운도 여의도에 있었고요.
해운 고객사가 서울에 몰려 있는 것을 고려한 선택이죠.
<앵커>
그런데 HMM은 민간 기업 아닙니까. 정부 마음 대로 옮길 수 있나요?
<기자>
그 부분도 부산 이전에 따른 하나의 '실'로 꼽힙니다.
HMM의 최대 주주는 산업은행과 해양수산부 산하의 한국해양진흥공사입니다.
정부 지분율이 현재 71.69%에 달합니다. 민간 기업이나 최대 주주가 정부죠.
이재명 후보도 "민간 회사이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는 만큼 마음 먹으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부산 이전이 이뤄진다면 정치적 외풍과 입김에 취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됩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정부는 하림그룹과 HMM 매각 협상을 이어왔는데요.
결국 무산된 이유가 해진공이 매각 후에도 경영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고 주장해서입니다.
HMM의 새 주인 찾기가 더 힘들어 질 수 있는 건데요.
'주인 없는 회사'여서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꼬리표가 HMM을 계속 따라다니고 있죠.
<앵커>
부산 이전에 있어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데 HMM 주가는 급등하고 있네요.
<기자>
일단 대선 후보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막연한 기대감이 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상당히 좋았던 영향도 있습니다.
HMM은 영업이익 6,13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해 51% 증가한 수치죠.
연내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역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날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는데요.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는 시점까지를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다만 해운업은 업황의 변동이 상당히 큰 산업입니다. 오늘 잘 나가도 내일 망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곳이죠.
실제로 해상 운송 시장을 보여 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분기 평균 2,010 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1,762 포인트로 하락했고요.
미국의 국가별 관세 협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운업이 '오너 비즈니스'로도 불립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의사 결정이 중요해서죠.
자신의 임기, 그러니까 단기 실적이 중요한 전문 경영인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본사 이전보다는 매각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인데요. 매각이 진정한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리는 길이라는 의미고요.
10조원 이상 몸값의 HMM 인수자를 찾으려면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