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가 지난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을 마치며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프리마돈나의 삶이 화려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마음 한 구석엔 늘 쓸쓸함과 외로움이 있었죠. 그래도 노래할 때만큼은 언제나 행복했고, 한국을 대표해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세계 무대에 선 지 40년을 맞은 소프라노 조수미(63)가 지난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 ‘컨티뉴엄’(CONTINUUM)을 열었다. 지난 5월 발매한 같은 이름의 음반에 담긴 곡을 비롯해 자신의 과거·현재와 앞으로 이어갈 음악을 한자리에 펼쳤다.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세계 무대에 처음 선 그는, 이후 40년간 주요 무대를 누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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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는 곡과 곡 사이 마이크를 들고 관객에게 말을 건네듯 40년 간의 자신의 삶을 풀어냈다. 스무 살에 떠난 이탈리아 유학길부터 세계 최정상의 소프라노라는 이름 뒤에서 견뎌야 했던 외로움까지, 위트를 섞어 격의 없이 털어놨다.
조수미는 우선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 ‘아! 꿈속에 살고 싶어’, 헨델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 베르디 ‘리골레토’의 ‘그리운 그 이름’, 푸치니 ‘잔니 스키키’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를 하나로 엮어 40년의 레퍼토리를 압축했다.
타이틀곡 ‘아름다워라’를 부르기 앞서서는 1983년 처음 이탈리아로 떠나던 때를 돌아봤다. ‘아침 인사’(Buongiorno!)에서는 낯선 타지에서 보낸 유학 시절과, 매일 아침 밝게 인사를 건네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위로받은 기억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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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에서는 누구나 선망하는 프리마돈나의 모습과 무대 밖 삶이 같지 않았음을, 그 사이에서 느낀 고독을 담담하게 드러냈다.
정규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한 ‘영원한 평화’(Eternal Peace)에서는 순백의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등장해, 맑고 투명한 음색으로 음악을 통한 평화·화합의 염원을 노래했다.
이날 무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테너 진원, 트럼페터 알렉스 볼코프가 협연했고, 최영선이 지휘하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 진원은 푸치니 ‘투란도트’의 ‘네순 도르마’를 부른 데 이어 앙코르에서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를 열창하며 객석의 열기를 높였다. 대니 구는 영화 ‘시네마 천국’에 삽입된 엔니오 모리코네의 ‘러브 테마’로 짙은 서정을 더했다. 마지막은 조수미가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인 ‘아베 마리아’로 40주년 무대를 마무리했다.
조수미는 “지난 세월을 축하하기보다,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을 제 인생 이야기와 함께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